구미 원호 ode coffee (오드커피)에서 비누방울 놀이!! (3월인데 왜 다시 겨울이얏)
주말은 언제나 무섭습니다. 옛 어른들 말씀에 밭일 갈래 아이들 돌볼래라고 물으면 밭일 나선다고 하셨는데, 저에게 딱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. 이쁜 딸과 함께 하는 것은 좋지만 언제나 고장 난 목각 인형처럼 삐그덕 거리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합니다. 나이가 많아져서인지 성격적 결함에서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. 늘 해야 할 일이 있는 집에서 마주하니, 아이보다는 해야 하는 집안의 잡일들이 나를 보채고 있어서 인 것도 같습니다. 이럴 때는 집에서 도망해야 합니다. 그래야 아이의 눈을 한 번이라도 보게 될 테니까요.
아침부터 초롱초롱한 눈을 보고 있으면 당장 뛰쳐나가야겠지만 일요일은 겨울이 다시 온 듯 너무나 추운 날이었습니다. 바람을 피해 도서관을 가자고 하면, 집에서 유튜브를 보겠노라 하는 7살이 되었기에, 이런 날은 해가 따뜻하게 앞마당을 가득 채워주는 오드커피로 가야 합니다. 우리 딸은 이 앞마당에서 비눗방울을 두통은 불어야 집에 가자고 하니까요.
오드 커피는 경북 구미시 고아읍 신원대로 64- 12에 위치해 있으며 오전 10시부터 21시 50분에 라스트 오더를 받으시네요. 전화번호는 0507-1469-6062입니다.
도착하여 주문이 끝나자마자 시작합니다.
비누방울은 커피 주문대에서 천원에 판매 합니다
바람도 조금 있겠다 오늘 제대로 날아가주는 비누 방울입니다. 제법 앞마당이 길어서 친구로 보이는 남자아이랑 달리기도 시작하네요. 아 저 지치지 않는 7세의 상큼함이란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.
오드는 단층으로 되어 있어서 주말 사람들로 가득한데도 2층으로 된 다른 카페보다는 덜 소리가 울립니다. 그래서 덜 소란하고 이야기하기에 좋습니다. 창가자리는 해도 너무 잘 들어서 친정엄마랑 해님 샤워하러 겨울에 가기도 했습니다.
원래 주중 오전에 방문했을 때는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, 혼자 않아 있기도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.
저는 오드가 맘에 드는 또 다른 이유가 구미 금오산이 바로 보인다는 점입니다. 제가 아들 임신 했을 때 과체중이라고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너무 구박을 하셔서 하루에 한 시간씩 걷기 운동을 했었습니다. 첫째라서 겁이 나기도 하고, 걱정도 많아서, 의사 선생님이 하라는 데로 말을 잘 들었지요. 금오산 산신령님이 용하시다는 어른들 말씀에 금오산도 한번 폭포까지 갔었습니다. 그 덕분인지 어쨌든 아들은 3시간 진통에 바로 순풍 출산을 했더랍니다. 그래서 간호사님이 체질이라며 칭찬을 해 주셨죠. 저는 죽을 뻔했는데 말입니다.
어쨌든 그래서인지 금오산 보면 참 기분이 좋아집니다. 좋은 기운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. 멀리서도 이렇게 볼 수 있네요. 아파트가 생겨서 한쪽에서만 보이긴 합니다.
기분 좋아졌을 테니 도서관에 가자고 하면 알았다고 해 줍니다. 기분 좋을 때 도서관에 들러 이야기 그림책을 빌리는 것으로 오늘의 일과는 끝입니다. 다 읽어주지는 못하지만 빌리는 것 만으로 죄책감이 조금은 감해지는 기분입니다. 이런 못난 엄마 라니. 체력을 키워 분발해야겠습니다.